아이돌 그룹에서 왕따와 괴롭힘을 많이 봤어요.AOA는 그저 운이 나빠 드러난 겁니다.
아이돌그룹으로 데뷔해 2년여간 연예계에서 활동해 온 A 씨(27여)가 최근 걸그룹 AOA에서 불거진 멤버 왕따를 보고 털어놓은 말이다.3년여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했다는 A 씨는 8일 연예계에서 왕따와 괴롭힘을 많이 목격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연예계에서 왕따가 잦은 이유는 모두가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돌 그룹의 특징과 인기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연예계 문화를 원인으로 꼽았다.A 씨는 "연예계 활동 동안 극심한 중압감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늘 미모와 노래, 춤 등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몸매 관리 때문에 아침을 굶었다는 것이다.
생활은 더욱 고달팠다.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한 훈련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지곤 했다.활동 기간에는 준비 시간을 생각해서 오전 3시에 일어났다.멤버들과 숙소에서 함께 살면서 휴대전화 한 대를 번갈아 사용했다.그나마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가족과만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엄격한 규율과 서열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A 씨의 마음은 점점 상해 갔다.A 씨는 무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대표 등으로부터 팔굽혀펴기 등을 강요받아 체벌을 받았다며 욕설과 폭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은 이처럼 끝없이 내외부 경쟁에 시달리기 때문에 단합이 쉽지 않았다.A 씨가 적을 두고 있던 그룹의 한 멤버는 마침내 팀에서 탈퇴했고, 이 그룹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A 씨도 현재 연예계를 떠났다.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집합생활을 하면서 챙겨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그런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는 것 아닙니까.유명 사무소의 연습생이 그만두는 사례가 많지만, 보통이나 기분·질투 등에 의한 집단 괴롭힘 때문입니다.주목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걸그룹 AOA 출신의 미나(26본명 권미나)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OA의 리더 지민(29본명 신지민)의 왕따 때문에 AOA에서 탈퇴하게 돼 극단적인 선택을 기도했다고 폭로했다.지민은 당일 미나를 찾아가 사과하고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지민도 결국 5일 AOA를 탈퇴하고 연예활동을 중단했다.미나 소속사 우리엑타스에 따르면 미나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오래전부터 치료를 받아왔다.
연예계 안팎에서는 일어날 일이 생겼다는 반응이다.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AOA 논란은 K-POP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한 팀 문제나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한국 아이돌 시스템의 고질적인 폐해라고 지적했다.오랜 연습생 생활, 합숙 체류 등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만의 독특한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케이팝 아이돌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무조건 찬양보다는 그림자 부분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시스템 폐해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기도할 정도로 아이돌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아이돌에 열광하는 분위기도 모순적이다.철저한 통제를 통해 케이팝 아이돌이 성장했지만 위상이 설령 무너지더라도 이런 시스템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사의 강압적 관리와 어정쩡한 대처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미나는 FNC(전 소속사)에도 모든 것을 말했다.수면제를 먹고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민이 언니 때문이라고 얘기했지만 귀기울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A 씨도 소속사가 연습생이나 소속 가수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습생이나 소속 가수의 이야기를 자주 듣고 이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소속사 내부에서는 문제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댓글